[기관탐방] 부산 강서구의 조용하고 정겨운 「대저유치원」

유치원 비리 사태 이 후 더 신뢰하게 된 유치원

'부모교육' 통해 신뢰 형성, '놀이' 통해 경험중심 교육에 힘써

입력시간 : 2019-03-20 16:13:33 , 최종수정 : 2019-03-22 13:24:05, 손연우 기자

부산 강서구 대저유치원

 영유아교육기관과 학부모들에게 유의미한 플랫폼 역할을 하기 위해 창간한 미래유아교육신문. 시끄러운 유치원 사태로 사회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교육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운영하는 원장님이 계시면 소개 해달라고 주위에 부탁했다. 이러한 경로로 미래유아교육신문에서 제일 먼저 찾아간 곳, 많은 분들이 이 유치원과 원장님을 추천했다. 바로 부산 강서구의 대저유치원과 소순희 원장이다.

 

대저유치원의 첫인상은 좋았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부터 유치원 둘레를 풍성하게 감싸고 있는 공기정화식물 아이비가 눈에 띄었다. 미세먼지 전쟁터 같은 요즘에 아이들의 숨통을 틔우기 위한 유치원 측의 정성이 돋보였다. 실내도 역시 아이비가 가득했다. 공기청정기만으로 대안이 되지 않는다는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어서 그런지 대저유치원의 환경은 건강하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6학급 정원의 대저유치원은 10명의 교사가 근무하고 있다. 대저어린이집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원 내로 들어가면서 교사들의 얼굴과 분위기를 통해 안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교사들 절반가량이 근속기간이 제법된다는 걸 보면 교사의 처우나 근무환경도 좋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부산 강서구 대저어린이집

 

대저유치원의 역사는 깊다. 1985년 설립된 이 후 지금까지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소순희 원장을 만났다. 몇 마디 나눴을 뿐인데 오랜 기간 동안 한 길을 걸어온 교육자로서의 내공이 느껴졌다. 식사시간 즈음 해 찾아갔던지라 자연스럽게 식단에 대한 여담이 흘러나왔다. 소원장은 유치원이 설립되기 전부터 약 40년간 그 자리에 있다보니 주문이 편리한 대기업 식자재를 쓰는 것보다는 조금 불편해도 지역 가게들을 선호한다고. 물론 좋은 상품을 제공한다는 것은 전제가 된다. 이는 지역 업체를 살려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소원장의 소신이다.

 

인터넷 맘카페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아이디 ‘***친환경적이고 음식도 가공식품 안주고 선생님들도 좋다”, 아이디 하*****우리아이는 유치원 안보낸다고 하면 울어요”, J*****'고추장, 된장, 간장을 직접 담가 드신다. 선생님들이 모여 손 수 김장을 한다”, 아이디 ***’아이가 유치원 다니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해요. 밥도 맛있는 걸로 많이 줬다고”.

학부모들의 댓글처럼 대저유치원은 각종 장들을 직접 담그고 인스턴트 식품을 최소화하면서 유치원 텃밭을 이용한 음식들을 위주로 먹이고 있었다.

 

소원장에게 현 사립유치원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대저유치원 소순희 원장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만 자라도 만족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유치원이 서 있는 이곳은 예전에는 시골이었어요. 부모들이 새벽부터 농사일을 나가면 아이들을 보호해줬던 곳은 이곳 유치원이었어요. 정부지원금이 없었던 그 열악한 유아교육현장에서 등하교시간이 무색했고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도 그 시절 교직원들에게는 의미 없었던 날이 많았습니다. 새벽 6시가 되면 부모들은 앞다투어 아이를 데려다 놓으면서 원아의 동생들까지 함께 맡기고 갑니다. 특히 모내기철이 되면 온 마을 사람들이 일하러 나가니까 더욱 그랬어요. 유치원에 보낼 형편이 못되거나 유치원에 가기 어린 영아들은 우리 집으로 불러 무료로 아이들을 돌봤어요. 그 시절 대부분 유치원 원장들이 그렇게 선뜻 일을 했습니다. 우리를 믿고 학부모들은 맘 놓고 일을 했던 시절이었지요. 회계시스템도 출결시스템도 정부의 관리감독도 없었을 시절, 그래도 아이들은 잘 자라 나라 발전에 기여하는 사회구성원이 됐고 그들의 자녀를 또한 이 대저유치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소원장은 유치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지금의 상황을 안타까워 했다.

 

정부가 유아교육에 투자하지 못하던 시절, 국공립유치원이 전무하고 유아교육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앞장 서 유아교육 발전에 기여한 것은 사립유치원이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소원장 또한 그 시기를 지내면서 우리나라 유아교육발전에 기여한 1세대 원장이다.

그 시절의 운영방법이 지금 현실에 맞지 않다는 것을 일찍부터 생각한 소원장은 지금은 현실에 맞는 교육과정과 회계 등 운영을 위해 딸 이성실 부원장이 뒤를 받쳐주면서 함께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유치원 비리 사태 이 후 더 신뢰하게 된 유치원

대저유치원 학부모에 따르면 유치원 비리 사태가 터진 후 유치원을 더 신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유는 소원장의 진심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유치원 사태가 쓰나미처럼 몰려 나왔던 시기 연합회 차원에서 대처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을 때 소원장은 연합회 차원이 아닌 대저유치원 원장으로서 대저유치원 학부모들에게 진심을 전하고 싶어 며칠 밤을 고민하다 학부모들에게 직접 손편지를 보냈다. 소원장은 진심이 통했는지 학부모들은 전혀 요동 없이 오히려 격려의 메세지를 보내오셨다고 전했다.

 

교육과정의 중심, ‘놀이

소원장과 그의 딸 이 부원장은 모든 일을 행함에 있어서 자신의 의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의지는 자신에게 특별히 유의미함으로 다가오게 되며 자기능력 이상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 부원장은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 싶다는 의지를 가지게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놀이라고 강조했다. “교육과정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놀이가 될 수 있고 아이들이 보는 모든 것들이 자극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텃밭과 숲 등 자연이라는 놀이터를 많이 할애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저어린이집과 대저유치원을 감싸고 있는 공기정화식물 '아이비'


교육철학과 운영, 실천을 위한 초석, ‘부모교육

한 나무를 크고 튼실히 키우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아이와 부모와 유치원 간 의 신뢰와 사랑 그리고 존중이고 말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소원장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부모교육이다. 이 부원장은 교사 본보기가 되어 아이들을 존중하는 모습을 통해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가정과 연계한 성품교육과 조부모 초재의 날, 노인복지관과 연계한 행사들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소통의 폭도 넓히고 있어요. 우리 유치원은 수십 년간 꾸준히 부모교육을 해오면서 아버지교육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싶은 말이 있다면?

소원장은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바른 가치관을 가질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과 시대의 흐름에 맞게 교육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 부원장을 곁에 두고 현 교육 트렌드와 정책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인성교육에도 힘쓰고 있어요. 유치원 비리 사태로 모든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부정한 원장들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평생 쌓아온 날들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라 안타깝지만 인정할 부분은 수용하며 묵묵히 하던 대로 끝까지 교육현장을 지킬 생각입니다 고 말했다.

 

이 부원장은 “4차혁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더욱 정스러운 감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골스러울 수 있는 대저유치원의 분위기가 아이들에게는 할머니 어머니와 같이 따뜻함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고 그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더욱 특별한 미래의 일꾼이 될 것입니다. 교육자로서의 바른 신념을 잃지 않도록 힘쓰겠습니다”고 말했다. 손연우기자newspit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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