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마음으로 짚는 동의보감의 진맥

입력시간 : 2018-10-05 11:41:27 , 최종수정 : 2018-10-05 11:41:27, 한익희 기자





“맥은 기와 혈을 선도한다.” 동의보감에서 맥을 논하면서 가장 강조한 말이다. 사람의 몸이 하늘의 기운이 내리는 곳이라면, 사람 몸의 맥은 바로 이 천기가 드러나는 곳이다. 하늘의 기운이 나타나는 곳, 때문에 동의보감에서는 의학하는 사람들이 항시 조용히 앉아 숨을 조절하면서 기가 오가는 것을 관찰하는 공부를 게을리 말 것을 누누이 강조한다.

이렇듯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소중한 것이 우리 몸의 맥이라는 것인데, 어떻게 내 몸 안팎을 정확히 가늠할는지 다시 생각해 봄직한 일이기도 하다.
 
언뜻 외형상으로 서양의학의 기본 진찰인 호흡기의 작동 상태로 심장의 박동을 확인하는 검진과 유사한 듯 보이지만, 한의학의 진맥(맥진)은 심장과 함께 위, 비, 폐가 관여된 복잡한 의미를 지닌다.

『동의보감』에는 진맥을 논함에 있어, 하늘과 상응하는 여섯 가지 맥을 언급한 이후에야 생기가 흐르는 맥에 대해 말한다. 몸 안의 기운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한편, 맥은 몸 밖의 자연과도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맥이란 영기가 도는 곳으로, 병을 진찰하여 알아내는 곳”인 것이다.
 
손목 부위의 맥만 해도 몸의 상태와 병증에 따라 스물 입곱 가지의 맥상(맥의 상태)이 다 다르다. 손목의 표면은 육부를, 깊은 곳은 보다 내밀한 오장을, 중간 부분은 모든 음식이 모이는 곳으로 기혈을 일으키는 근원인 위의 상태를 반영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의보감에서는 정신이 깨끗하고 기가 정돈된 사람이 아니라면 미묘한 맥의 기운을 알아내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진맥 시에도 다른 생각은 다 잊어버려 사사로운 생각은 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같은 병이라도 맥을 통해 드러나는 기와 혈의 흐름에 따라 처방이 천차만별. 특히 평소 정신이 맑고 온전한 사람이 아니라면 알아차릴 수 없는 복잡미묘한 맥의 기운이라면, 더더욱 맥을 짚는 마음가짐의 중요성은 두말 할 여지가 없다.
 
진맥은 한방의학에서 뿐만 아니라 고대 인도 전승의학의 요체인 아유르베다와 이란 전통의학의 진단법이다. 특히 아유르베다의 발상은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으로, 우주와 인간을 상호 연결하는 원대한 생명의학인 것이다. 고래로부터 심원한 우주철학을 지닌 인도에서 우리와 같은 진맥이 환자의 진단에 쓰였다는 것은 깊이 상고해 볼 만하다.
 
마음, 치유, 힐링은 더 이상 특별한 공부를 하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하게 우리 몸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을 짓는 상태인 것이다. 결국 진정한 치료란 마음에서 시작해 마음으로 끝이 난다는 것이 한사코 치료의 신념이고 기본이 되는 것이다.

종로 빛울림 한의원 임병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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